극적인 표현, B군 성격장애

    DSM-5에서 부적응을 초래하는 성격장애의 3개의 군집 중, B군 성격장애는 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운 행동의 주된 특징을 지니는 성격장애가 포함된다. B군 성격장애는 반사회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경계선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네 하위 유형이 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사회의 규범이나 법을 지키지 않고,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여 사회 부적응을 가져오는 경우이다. DSM-5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행동의 모습이 생활 전반에 나타나며 이런 특성이 15세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다음의 특성 중에서 3개 이상의 항목을 충족하여야 한다.

 

1. 법에서 정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지 않으며 구속당할 행동을 반복한다.
2. 개인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타인을 속이는 사기 행동을 일삼는다.
3. 충동적이고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4. 폭력적이고 호전성과 공격성을 지닌다.
5.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무시하는 무모성을 갖고 있다.
6. 꾸준한 직업활동에 어려움이 있거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등 지속적인 무책임성이 있다.
7. 타인을 해하거나 절도를 하고도 합리화하는 행동으로 자책이 결여되어있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18세 이상의 성인에게 진단이 되며 15세 이전에는 품행장애를 나타내야 한다. 또한 이 장애로 진단되는 사람들은 아동기에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를 나타내기도 한다. 평생 유병률은 남자의 경우 약 3%이며 여자의 경우 약 1%로 보고 된다. 

 

    연극성 성격장애는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끌기 위한 지나친 노력을 일삼고 과도하게 감정표현을 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이런 장애를 지닌 사람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며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초래한다. 연극성 성격장애로 진단되려면 지나친 감정표현, 관심 끌기의 행동이 생활 전반에 나타나며 아래의 항목 중 5개 이상의 항목을 만족시켜야 한다.

 

1. 자신이 관심의 중심이 되지 못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2.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성적으로 유혹적이거나 도발적인 행동을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3. 감정의 변화가 빠르고, 감정표현에서 피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4. 관심을 끌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육체적인 외모를 이용한다.
5. 구체적 내용이 없으면서 지나치게 인상적으로 말한다.
6. 자기 연극화, 과장된 감정표현을 나타낸다.
7. 타인이나 환경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
8. 실제보다 친밀한 척하며 대인관계를 이어간다.

    연극성 성격장애자들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남을 조종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자신의 요구가 좌절되는 상황에서는 종종 자살을 하겠다고 위협을 하거나 상식을 벗어난 무모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용모, 감정표현, 대인관계의 모습은 문화, 성별, 연령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어서 이런 점을 고려하여 진단이 되어야 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자기 사랑이 지나쳐 자신을 비현실적으로 과대평가하고, 타인을 무시하며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서의 갈등과 부적응을 초래하게 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라 진단할 수 있다.  DSM-5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공상이나 행동에서의 우월함, 칭찬에 대한 욕구, 공감의 결여가 생활 전반에 나타나며, 다음 중에서 5개 이상의 항목을 만족시켜야 한다.

 

1.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서 과장된 생각을 갖고 있다.
2. 성공, 권력, 탁월함, 이상에 대한 공상에 집착한다.
3.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 믿으며, 특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4. 과한 칭찬을 요구한다.
5. 특권의식을 가진다.
6.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등의 착취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한다.
7. 감정을 이입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8. 타인을 질투하거나, 타인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믿는다.
9. 거만하고 방자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자기애라는 용어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너무 아름답다고 느낀 나머지, 연못 속에 몸을 던져 죽었다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 나르키소스에서 비롯되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과도한 자기 사랑 및 자기도취로 사회적 부적응을 나타내는 장애이다. 이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육체나 직업에서의 한계를 느낄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경계선 성격장애는 강렬한 애정과 분노가 교차하여 불안정한 대인관계를 보여주는 성격장애를 말한다. 이 사람들은 심한 충동성을 보이고, 자살과 같은 자해적 행동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경향이 있어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성인기 초기에 시작하여 다음의 특성 중 5가지 이상의 항목을 충족하여야 한다.

 

1. 실제 상황에서나 가상에서의 버림받음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2. 누군가를 이상화하거나 반대로 평가절하하기를 반복적으로 하는 불안정한 대인관계를 지닌다.
3. 자신의 정체성이 심하게 불안정적이다.
4. 자신을 해하는 충동성이 적어도 2가지이다.(예: 낭비, 무분별한 성관계, 물질 남용, 무모한 운전, 폭식 등)
5. 자해, 자살 시도, 자살 위협 행동
6. 기분변화에 따른 정서의 불안정성이 뚜렷하다.
7. 만성적으로 공허함을 느낀다.
8. 부적절한 분노를 느끼거나,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다.
9. 스트레스와 관련된 망상적 사고나 심한 해리 증상을 일시적으로 나타낸다.

    경계선 성격장애의 가장 큰 특징은 극단적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이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며, 이런 상황이 닥치면 사고, 감정, 행동에 심한 혼란이 온다. 경계선이란 용어는 원래 신경증과 정신병의 경계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망상이나 환각 같은 증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일시적으로 현실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충동과 감정 조절에 심각한 어려움을 나타내는 경우 경계선 장애라고 하였다. 이들은 흔히 우울장애, 공황장애 등을 함께 나타내며 특히 우울장애가 나타나면 자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