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프로이트의 세계로
    카테고리 없음 2022. 9. 28. 00:05

        인간의 성격 전반을 설명하는 거대이론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은 개인의 성격과 정신병리, 심리치료, 문화현상까지 설명하는 방대한 심층 이론이다. 원래 신경과 의사였던 프로이트는 신체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신체 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이런 증상이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환자 본인들은 왜 그런 증상을 나타내는지 자각이 없었다. 그 이유는 무의식의 세계가 존재하고, 그 속에서 심리적인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유연상과 꿈의 분석을 통해 무의식이 존재함을 알게 된 프로이트는 자신의 연구를 체계적인 이론으로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그는 1900년에 발표한 '꿈의 해석'에서 인간의 정신세계를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구분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인간의 심리적 경험은 의식적 접근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의식 수준으로 지각, 사고, 정서적인 경험을 포함한다. 이런 의식적인 경험은 정신세계에 있어서 극히 일부분으로 정신세계라는 거대한 빙산이 있다면, 수면으로 솟아오른 부분에 해당된다. 둘째는 전의식 수준으로 약간의 노력을 해야지만 의식 수준으로 떠올릴 수 있는 기억과 경험을 말한다. 전의식은 의식과 무의식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무의식 수준은 쉽게 의식되지 않는 다양한 심리적 경험이다. 아무리 자각하려고 해도 의식과 연결되긴 힘들다.

     

        이러한 무의식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들이 많다. 수용하기 어려운 성적 욕구, 폭력적 동기, 부도덕한 충동, 비합리적인 소방, 수치스러운 경험 같은 것들이다. 의식에 떠오르면 본인에게 위협적인 거라 느껴지기 때문에 억압되어 있는 욕구나 감정, 기억을 보관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빙산에 가장 밑부분을 차지하여 수면 아래에 잠겨 있기 때문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의식, 전의식, 무의식의 수준으로 구분하여 표현한 것을 지형학적 모델이라 하는데, 여기서 제일 강조하는 것은 무의식이다. 정신장애를 유발하고, 대부분의 인간 행동은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치료의 핵심은 이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는 어떤 심리적 부분을 찾아내어 의식 수준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꿈을 해석하여 무의식을 이해하려 했다. 그 안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무의식적인 욕구, 소망, 갈등을 발견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실수, 망각, 농담 등에도 무의식의 소망과 갈등이 위장이 되어 나타난다. 환자의 꿈과 행동, 경험을 다양하고 세세하게 검토하여 무의식의 소망과 갈등을 의식화해서 돕는 것이 이 정신분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의식의 세계는 아직도 우리에게 너무나 복잡하다. 그 안은 개인이 일생동안 경험한 것들 중에서 자각될 경우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것들이 억압되어 저장되어 있다. 과거의 경험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남아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 속에 여러 심리적 요소들은 서로를 촉진하기도 억제하기도 하는데, 이를 정신역동이라 한다. 현재 우리의 행동은 다양한 무의식 속 요소들 간의 타협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무의식의 구조와 작동하는 원리를 밝히는 것이 프로이트의 주된 관심사였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 중 특히 무의식의 세계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원인을 밝히고자 했다. 그는 내면적인 욕망과 충동으로 인해 움직인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추동이라 한다. 추동은 정신분석 이론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으로 인간의 생물학적인 욕구를 의미한다. 숨쉬기, 먹기, 배설하기와 같은 행동을 일으키는 자기 보존적 추동과, 성적인 쾌락으로 행동을 유발하는 종 보존적 추동으로 구분을 했다. 특히 억압되어 일상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성적인 추동이 무의식 세계의 동력이라 생각했으며, 이러한 성적인 에너지를 일컬어 리비도라고 지칭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대부분의 행동은 이런 성적인 추동이 원인이며, 추동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되어 나타난 것이라 했다. 또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력을 성욕이라고 보았다.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에서는 어린아이에게도 성욕이 존재한다며 유아기 성욕설을 제시했는데, 당시 종교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프로이트는 굽히지 않고 정직하고 용기 있게 주장을 이어나갔다. 이처럼 성적 추동을 체계화한 그의 주장을 '추동 심리학'이라고 하며, '리비도 심리학', '원초아 심리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919년에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과 둘째 딸의 사망을 경험한 프로이트는,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 성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공격하고자 하는 욕구도 매우 강력하고 보편적이라는 사실이다. 그 이후 '쾌락의 원리를 넘어서'에서 자기 소멸과 파괴를 향한 죽음 본능에서 유래하는 공격적 욕구를 인간의 근원적 추동으로 제시했다. 프로이트의 이중 본능 이론은, 삶의 본능인 성욕과, 죽음의 본능인 공격욕이 인간의 주된 두 가지 욕구라는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이 둘은 서로 충돌하여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유아가 어머니의 젖을 빨면서 씹거나 깨무는 것은 이 두 가지 욕망이 함께 작동한다고 보는데, 사랑과 미움 그리고 애착과 공격을 함께 표현하는 행위로 이해된다고 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