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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질에 따른 성격유형론
    카테고리 없음 2022. 9. 5. 18:47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가까운 관계를 통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사람의 경우에는 외모나 학벌 같은 것보다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성격을 이해함으로써 서로의 관계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그 성격이 각기 다르고, 어떤 사람이든 성격 특성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인간의 성격은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보다 단순화된 방식으로 이해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분류다. 복잡한 현상을 비슷한 점으로 묶어 몇 개의 덩어리로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여러 성격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분류하고 개인을 그중 하나의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그 사람의 성격 전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성격유형론이다. 어찌 보면 성격유형론은 인간을 이해하는 매우 거친 방법일 수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것으로 느껴진다.
       인간의 성격을 몇 가지로 나누려는 노력은 고대부터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단순한 기준으로 삼을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쉽게 파악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보편적이면서도 강렬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성격유형론이 제시되었고 이들 중에는 설득력이 있는 것도 있지만 비과학적이고 허황된 것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성격을 체액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인간의 몸은 네 종류의 체액, 즉 혈액, 흑담즙, 황담즙, 점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체액이 우세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나뉜다. 인간의 감정, 기분, 행동 또한 네 가지 체액의 과잉이나 부족에 따라 달라진다. 히포크라테스의 체액론은 인간의 성격이 신체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한 최초의 생물학적 성격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로마 시대의 의학자인 갈렌은 히포크라테스의 체액론을 더 발전시켜서 구체적인 기질유형론을 제시했다. 그는 뜨거운과 차가움, 건조함과 다습함의 두 차원에 따라 사람을 다혈형, 우울형, 점액형, 담즙형으로 분류하고 그 특징을 다음처럼 제시했다. 다혈형은 혈액이 우세한데, 낙천적이고 활동적인 리더와 같은 기질을 지닌다. 우울형은 흑담즙을 많이 지니고 있는데,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사색가 성격을 나타낸다. 점액형은 점액이 우세하고, 느긋하고 온화하며 평화주의자의 기질을 지니고 있다. 담즙형은 담즙이 많고, 성질이 급하고 공격적인 전사의 성격을 지닌다.

     

       이밖에도 체액의 근거한 다양한 성격유형론이 제시되었다. 이슬람 문화의 황금시대에 활약했던 페르시아 대학자인 이븐시나는 체액에 근거한 네 가지 기질 유형을 제시하고 각 유형의 정서적 측면, 정신능력, 도덕적 태도, 자기자각, 움직임과 야망을 설명하였다. 영국의 식물학자 컬페퍼는 체액이 별자리와 연관되어 신체적 건강과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칸트, 크레치머, 아들러, 에릭 프롬 등은 네 가지 체액유형론을 다른 명칭으로 이론화하기도 했다. 아이젠크는 네 가지 성격유형론을 심리학 이론으로 설명한 최초의 학자이다. 그는 통계적인 방법으로 두 개의 요인, 즉 사교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외향성과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느끼는 신경과민성을 발견했다. 이러한 두 성격요인의 많고 적음에 따라 네 가지 성격유형을 구분하였고, 이런 성격 유형은 뇌의 구조과 기능에 따라 나뉜다고 주장했다. 아이젠크가 내놓은 성격유형론은 근거와 방법은 달랐지만 여러 부분에서 고대의 기질유형론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체질에 근거한 네 가지의 성격유형론이 제시된 바가 있다. 조선 후기의 한의학자인 이제마는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의 사상을 인체에 적용하여 기질과 성격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고 그에 따른 치료방법을 제시한 사상의학을 창안하였다. 이제마가 사상의학에서 제시한 사상체질과 기질 유형은 일종의 성격유형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인은 폐의 기능이 강하고 간의 기능은 약한 체질이므로 상체가 발달하고 하체는 약한 편이다. 대체적으로 체형은 마르고 키가 크고 목 부위가 굵고, 머리가 크며, 눈에서는 광채가 나고, 허리와 다리는 약하여 오래 앉거나 오래 걷는 것을 싫어하며, 눕거나 기대기를 좋아한다. 성격은 용의 성질을 가져, 일을 딱 잘라서 결정을 잘하고 머리가 명석하며, 독창적이고 대인관계에 능하다. 또한 진취적이고 고집이 강한 편이라서 굽힐 줄을 잘 모른다.
      태음인은 간의 기능이 강하고 폐의 기능은 약한 체질이고, 허리가 발달학 목 부위가 약하다. 대체로 살이 만은 체형이고 골격이 큰 편으로, 상체보다 하체가 튼튼하고 얼굴의 윤곽이 뚜렷한 편이다. 성격은 소의 성질을 지녔으며, 고집과 욕심이 많고 대범하여 일의 착수는 느리지만 한번 시작한 것은 끝까지 완수하는 강한 지구력의 소유자다. 기질은 무겁고 점잖으며 민첩하지 않아 잘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소양인은 비장의 기능은 강하고 신장의 기능은 약한 체질이므로 가슴은 발달하였으나 허리 아래 부위는 약하다. 대체로 체형은 뚱뚱하지 않은 편이고, 걸음걸이가 빠르고, 피부는 희고 윤기가 적고 땀이 별로 없는 편이다. 성격 특징은 말의 성질을 지녔으며, 성격이 급하고 예민하며 민첩하지만 꾸준하지는 못하다. 빠르고 똘똘한 기상을 지녔으며,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항상 무언가를 계획하는 경향이 있다.
      소음인은 신장의 기능은 강하고 비장의 기능은 약한 체질이므로 상체보다는 하체가 발달하였으며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는 편이다. 대체로 키는 작거나 보통 정도이고, 피부가 매우 부드럽고 땀은 적은 편이다. 성격 특징은 당나귀의 성질을 지니고 있고 온순하고 소심하며 윗사람을 받들며, 아랫사람은 잘 다스린다. 기상은 단정하고 태평하며 밖으로 돌아다니기보다 거의 집안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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