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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격유형론 두번째 시간
    카테고리 없음 2022. 9. 6. 12:01

        독일의 정신 학자인 크레치머는 체형에 따라 성격 특징이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체형을 네 가지로 나누고 각각의 성격 특징을 제시하고 각 유형이 극단적일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정신장애까지 제시했다. 뚱뚱한 체형을 지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의존적인 성격을 지니며, 극단적인 경우엔 조울증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반면, 마른 체형을 지닌 사람들은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극단적일 때는 정신분열증을 보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1940대의 미국의 심리학자인 셀던은 크레치머의 성격유형론을 토대로 좀 더 정교한 유형론을 제시했다. 그는 체형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내배엽형(비만체형), 중배엽형(근육체형), 외배엽형(마른체형)으로 분류하고 각 체형에 특정한 성격 특징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비만체형을 지닌 사람은 내장긴장형으로 유쾌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겨하며 편안함과 음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근육체형을 가진 사람은 신체긴장형으로서 열정적이고 지배적인 성격이며 신체적인 모험과 운동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 마른체형을 가진 사람은 대뇌긴장형으로, 내향적이고 예민하며 긴장되어있어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크레치머와 셀던의 주장은 그 당시의 일반인의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심리학에서는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혈액형과 성격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안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데, 서양인의 경우 혈액형보다는 별자리가 성격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혈액형과 성격 특성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 학자가 주장했다. 1927년 동경여자사범 대학 교수인 후루가와 다케지는 '혈액형을 통한 기질의 연구'를 학술지에 발표했다. 혈액형과 성격이 관련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했는데도 일본에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었다. 게다가 그 당시 일본의 군국주의 정부는 군인의 양성과 선발을 위해 오히려 이러한 연구를 지원했다. 그러나 당시의 연구는 일부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되었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에는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후루가와는 또한 대만의 포모사인과 홋카이도의 아이누인을 대상으로 혈액형 분포를 연구, 비교하였다. 이러한 연구의 배경은 정치적인 사건과 관련되어 있었다. 일본이 대만을 강점한 이후 원주민들은 점령군에게 강하게 저항하였는데, 후루가와의 연구 목적은 이런 대만인의 민족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대만인의 41%가 O형이라는 결과에 근거하여, 대만인의 저항성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순종적인 모습의 아이누인은 오직 23%이 O형 이라는 점을 들어 혈액형 분포와 민족적 특성을 연관 지었다. 연구 결과에 따라 후루가와는 대만인의 O형 비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일본인과의 대만인의 혼인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 후 혈액형과 성격이 관련이 있다는 주장은 점차 감소하였으나 1970년대의 방송인이었던 노미 마사히코가 쓴 '혈액형 인간학'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노미의 책은 과학적인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고 오로지 경험에 의해 쓰였음에도 일본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당시 일본의 심리학계는 노미의 주장을 강렬하게 비판하였다.

       

        일반적으로 네 가지의 혈액형에 대한 성격 특징은 다음과 같다. A형은 보수적이고 내향적이며 인내심이 강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강박적이고 완고하며 자의식이 강하고 긴장도가 높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농부'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B형은 창의적이고 융통성이 많으며 개인주의적이지만 자기중심적으로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고 무책임하다. 기본적으로 '사냥꾼'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 독립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B형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은 편이다. 특히 B형 남자는 여자에게 처음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나중에는 그렇지 못한 남자로 판명되는 일명 '나쁜 남자'로 여겨진다. AB형은 냉정하며 절제력이 강하고 합리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나지만, 비판적이고 우유부단한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휴머니스트'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성적이고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중요시하지만 믿지 못할 이중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O형은 야망이 있고 강인하여 자신감이 넘치고 의지력이 강한 반면에, 오만하고 둔감하고 무례하거나 허영심이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하며 의심이 많고 일중독 경향성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투사'의 속성을 갖고 있어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행동에 잘 옮기고,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위험을 무릅쓰는 투기적인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혈액형과 성격의 관련성은 과연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20세기에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혈액형과 성격은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성격이라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복잡한 심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혈액형만으로 개인의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위험한 것 일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혈액형과 성격특성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러한 믿음은 특히나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널리 퍼져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도 사람들은 왜 성격이 혈액형에 따라 달라진다고 믿는 것일까? 또한 혈액형뿐만 아니라 얼굴 생김새, 체형, 별자리 등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을 유지하게 되는 중 하나가 바로 '포러 효과' 때문이다. 다음은 이 '포러 효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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