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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닌저의 기질,성품의 심리생물학
    카테고리 없음 2022. 9. 14. 13:30

        성격의 5 요인 이론을 비롯한 대부분의 특질 이론은 성격을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요인을 분석하여, 통계적인 방식으로 분석한다. 이와 달리, 미국의 정신의학자이자 유전학자인 클로닌저는 신경생물학적인 기반 위에서 기질 및 성품의 심리생물학적 모델을 제시했다. 선천적으로 타고나 개인이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성격적 요인을 기질,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요인을 성품으로 구분하였다.

     

        클로닌저는 기질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기질은 선천적으로 만들어져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정서적인 반응으로, 개인의 심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는 인간의 다양한 성격을 관찰하면서, 정신장애에 취약한 요인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한 실용적인 성격 모델을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성격 검사를 통한 자료의 분석에 의해서 개인의 성격차이를 설명하는 특질 이론과 달리, 1980년 클로닌저는 유전학적, 신경생물학적, 신경약물학적 자료에 근거한 기질 모델을 제시했다. 처음에는 독립적으로 유전되는 세 가지 종류, 즉 위험 회피(불안하고 비관적임 - 활발하고 낙천적임), 새로움 추구(충동적이고 성질이 급함 - 완고하고 성질이 느림), 보상 의존성(따뜻하고 애정 추구 - 차갑고 고립됨)을 발표했다.

     

        그는 이러한 모델이 적정한지를 검증하기 위해서 다른 동물들을 관찰하여 계통발생학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예를 들어, 원숭이의 경우에도 세 가지의 유형의 행동, 즉 탐색과 놀이 행동(새로움 추구), 공포와 위축 행동(위험회피), 애정 추구(보상 의존성)을 관찰했다. 3차원 성격 질문지를 사용하여 세 가지 기질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였으며, 이 결과에 따라 끈기(인내심 있고 야먕적임 - 쉽게 실망하고 성취가 부진함)를 네 번째 기질로 추가하였다. 클로닌저가 제시하는 네 가지 기질은 다음과 같다.

     

        새로움 추구는 새로운 자극을 받아서 행동이 시작되는 성향을 의미하며 '자극 추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기질은 탐색적 흥분성, 충동성, 무절제성, 무질서성으로 구성된다. 새로움 추구의 기질이 많은 사람들은 '활발히 탐색하는', '충동적인', '씀씀이가 헤픈', '화를 잘 내는' 행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기질이 적은 사람들은 '절제하는', '융통성이 없는', '검소하고 절약하는', '태연자약한' 특성을 보인다.

     

        위험 회피는 위험한 자극을 받아서 행동이 억제되는 성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질은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한 걱정, 불확실정에 대한 공포, 수줍음, 피로 민감성으로 이루어진다. 위험 회피 기질이 많은 사람들은 '비관적인', '두려움이 많은', '수줍어하는', '쉽게 지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질이 적은 사람들은 '낙관적인', '위험을 무릅쓰는', '사교적인', '활력이 넘치는' 특성을 보인다.

     

        보상 의존성은 사회적인 보상에 대한 민감성을 의미하며 감수성, 따뜻한 의사소통, 애착, 의존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상 의존성의 기질이 많은 사람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사회적인', '따뜻한', '동정심이 많은' 행동 패턴을 나타내는 반면, 이러한 기질이 적은 사람들은 '비판적인', '혼자 지내는', '거리를 두는', '독립적인' 성향을 보인다.

     

        끈기는 지속적인 보상이 없어도, 개인의 일의 성취나 목표 달성을 위해서 행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질은 노력의 적극성, 끈질긴 작업, 야망성, 완벽주의로 구성되어 있다. 끈기의 기질이 많은 사람들은 '목적 달성에 열심인', '단호한', '성취의 야망이 있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기질이 적은 사람들은 '무관심한', '자기 조절을 못하는', '적게 성취하는', '실용주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네 기질은 신경전달물질의 활동과 큰 관련이 있다. 새로움 추구의 기질은 도파민 활동의 저하와 관련이 있고, 위험회피 기질은 세로토닌 활동의 증가와 연관되어 있으며, 보상 의존성은 노르아드레날린의 활동 저하와 관련이 있다. 끈기는 보상의존성과는 다른 특수한 뇌신경회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질 모델은 다양한 정신장애의 취약성을 밝혀내는 데에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클로닌저는 기질만으로는 다양한 성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기질을 지니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후천적인 경험을 통해 개인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로닌저는 성격의 적응성을 측정하기 위해 성품을 내놓았다. 클로닌저는 개인의 자기 관리, 대인관계, 자기 초월의 측면을 보여주는 세 가지 성품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자기 주도성으로 자율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기 주도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책임감 있으며 뚜렷한 목표가 있다. 이런 성품이 부족한 사람은 무책임하고 자기 패배적이며 목표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두번째로는 협동성이다. 연대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협동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타적인 행동을 하여,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협동성이 낮으면 사람에 대한 편견과 적개심을 갖고, 대인관계에서 고립되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셋째는 자기초월성인데, 이 성품을 많이 갖고 있으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여 삶의 신비를 경험하면서, 세계와 일체감을 느낀다. 개별적인 존재 이상의 어떤 것을 추구하기도 한다. 반면에, 이기적이고 물질주의적이며 자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은 자기 초월성이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현상이다.

        

        클로닌저에 따르면, 성품 차원은 지적인 학습을 조절하는 신피질의 영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기질 차원은 감정과 습관을 조절하는 구피질의 변연계와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네 기질과 세 성품을 평가하기 위한 측정도구로 TCI(Tempa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클로닌저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세 가지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과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 챙김(mindfulness)을 하여 자기 관리를 할 것, 타인을 위한 사랑과 협동성을 가질 것, 자신과 세상에 대한 자각을 통해 자기 초월성을 증진시킬 것. 이렇게 진정한 행복과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여러 측면의 통합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클로닌저는 강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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